하…. 쪽팔려….하아…

호텔방에서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낮잠도 다 자서 뭐 할까 하다가
초중신 그라비온 오프닝송을 크게 틀어놓고
신나게 따라 부르는데 누가 벨을 누르네요.
식겁해서 노래도 틀어놓은 채로 나가서 봤더니 호텔보이.
“뭐 필요한 거 없으셈?”

아 됐고 네 기억 혹은 목숨 둘중에 하나를 놓고 가라ㅠㅠ

이러고 싶은 건 참고 그냥 없다고 하고 보냈지만…
늘 눌러 놓던..
필요한 거 없으니 방해 마셈 버튼을 왜 안 눌러 놓았을까요
ㅠㅠㅠㅠ
으아아아ㅠㅠㅠ

언어 관련 잡설

1.
며칠 호텔에서 뒹굴어야 하는 저를 위해 바깥냥반이 호텔방에
나름 즐길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줬습니다.
맥미니를 호텔 텔레비전에 연결하고 무슨 사이트를
띄워 드라마 몇 개와 영화 몇 개를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만…
방 청소 시킬 때 맥미니+트랙패드+블루투스 스피커+타블렛 두 개+PS Vita두 개,
3DS하나, 노트북 이런 걸 다 놓고 가기 어려워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종합하여 사진을 박아 놓고 프론트에 전화해서
방에 조금 비싼? 전자기기가 있으니 고지해두자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호텔 사람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심하다가
“방에 일에 쓰는(구라즐) 전자제품을 여럿 놨는데, 하우스키핑 해 주는 사람한테
‘don’t move’하라고 전해 줘요…”
라고 표현했더니 프론트 아가씨가
“알았어. ‘don’t touch’하기를 바라는 거지? 그렇게 전해 둘게.”
라고 말해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기분이 상하지나 않았나… 싶기도 했고요.
타국 언어로 이런 말을 표현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더군요.
다음에는 모 님의 조언을 빌어
“Sensitive한 물건이니 취급주의 해 달라.”고 해 보아야겠습니다.

2.
태국에서 거주할 집을 알아보던 중, 일본계 부동산에서 본 셋집 소개 문구입니다.
“ソイ16を入って500m右側。 外見はみすぼらしい。
つまり、ペンキがはがれて、汚く見える。
もちろん、こんなところに日本人は住まない。
部屋が広すぎる事も、借りない理由のひとつです。
多くの住民は、インド系タイ人です。”
“소이 16에서 500미터 들어가 오른쪽. 외관이 초라하다.
즉, 페인트가 벗겨저 더러워 보인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곳에 일본인은 살지 않는다.
방이 지나치게 넓다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주민은 인도계 태국인이 대부분이다.”

세 번째 줄과 다섯 번째 줄에서 약간의 타국인(동남아인)에 대한
편견 및 비하 감정 및 자신들이 일본인이란 것에 대한
우월감? 우리 일본인님들은 이딴 더러운 데서 살지 않는다?
그런 의도가 느껴져서 살짝 거부감이 들더군요.
물론 태국에 와서 일까지 하고 있는 외국인(일본인)이라면
어느 정도 능력과 지위가 있고 비싸고 좋은 집에 살 가능성이 높지만
굳이 저런 표현을 썼여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여튼 말로 무언가를 표현할 때,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하루하루 느끼고 있습니다.

드롱기 라티시마 플러스 구매

메인으로 쓸 드롱기 라티시마 플러스가 도착했습니다.

2015-01-06 17.08.30
독일에서 열심히 날아온 머신입니다.
연말 끼고 사서 배송은 좀 오래 걸렸네요.
23일? 24일? 에 주문해서 이제 받았습니다.
아니, 해외에서 오는 거 생각하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은 걸까요^^:;

2015-01-06 17.10.09
어느나라 말이여..
문맹인이 된 거 같습니다.
똑같은 책자가 언어별로 세 개 들어 있습니다.


카페 메뉴도 똑같은 책자가 언어별로 세 개.
제가 외국어 젬병이라 어느 나라 언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15-01-06 17.11.38
짠. 이렇게 들어 있지요.


디테일샷은 생략…
생각보다 사이즈는 컴팩트합니다.
조금 넓은 작업공간이나 책상이라면 올려놔도 될 듯?

2015-01-06 17.15.41
얼마 전에 산 U와 함께…

2015-01-06 17.23.04
메뉴얼도 알 수 없는 언어ㅋ

아쉽게도 외국으로 이사갈 때 가져갈 머신이기 때문에 동작 테스트 및 세척만 하고
봉인했습니다ㅠㅠ 나갈 때까지는 한국용으로 산 U를 써야겠죠.
테스트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체감상 U의 1.5배 정도…?
소음에 민감한 분이면 다른 머신 구입을 추천드립니다.

2015년 스타벅스 양 머그

오늘 아침 일찍 별다방에 다녀 왔습니다.

2015-01-01 11.06.35
쨘. 전리품.

2015-01-01 11.08.03
파란 양 머그. 마지막에 남아 있던 거 간신히 집어왔네요.

2015-01-01 11.11.14
빨간 양 머그.
코스터가 귀엽습니다. 근데 코스터랑 컵을 띠로 둘러서 테이프로 붙여놨기에…
테이프 끈적이가 컵에 남아요ㅠㅠ 잘 띠고 잘 닦아야 할 듯…
2015-01-01 11.12.06
양 머그 두번째. 이것도 꽤 귀엽게 생겼습니다.

텀블러 쪽은 좀 필이 팍 오지는 않아서… 몇 번 왔다갔다 하다가 마음 내키면 살려구요.
오늘도 착착 늘어만 가는 내 머그들… 장식장이 필요합니다ㅠㅠ

네스프레소 머신 U머신 진행상황 및 사용후기

어제 간략하게 모스팅 했던 네스프레소 머신 U진행상황 및 사용후기입니다.

일단 재탕인 박스샷^^;;
S__20807683

상자는 꽤 큽니다..

2014-12-31 02.12.58
간략한 세팅 샷.
책상 주변이 매우 너저분해 디테일하게는 못 찍었네요.
상당히 컴팩트한 사이즈라 책상 등에 놓고 쓰기 적절합니다.
소음이 상당하다는 설이 있어 걱정했는데
사용해 보니 그다지 소음은 크지 않으며 일반적인 커피머신 수준의 소음이니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네요.

2014-12-30 16.24.47

안에 들어있던 16개 팩.
하루만에 둘이서 네 개를 해치워버렸습니다^^;;
다들 그럭저럭 제 입에 맞았지만
‘카프리치오’란 것만큼은 못 마시겠더라고요.
커피 초보자라 그런지 산미가 강하면 아무래도 거부감이…ㅠㅠ
웰컴팩을 구매하려 하는데 그건 또 어케 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다시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네요ㅋ

그리고 중요한 이물질 건은…
상담사분과 통화 및 사진 제공을 한 결과
무작위로 출고 전 동작 테스트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며
후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고 하시더군요.
양해해 주신다면 내부 트레이만 따로 보내드릴 테니 그걸로 교체해 달라고 하셔서
그냥 알았다고 했습니다.
다른 부분은 깨끗하고 머신 자체 교체하기도 기일이 빠듯하고ㅜㅜ
(곧 다시 외국으로 뜨기 때문에..)
교환해 달라면 해 주셨겠지만 뭐 서로 그렇게 일 복잡하게 만들 건 없다는 생각에
쓰기로 했지요.

여튼 전체적인 성능과 상담사님의 대응에는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새로 사는 머신은 절대적으로 반짝반짝한 새것이어야 한다는
분은 매장에서 뜯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ㅜㅜ

네스프레소 머신 U를 샀는데…

할인쿠폰이 생겨서 네스프레소 머신 U라는 걸,
서브 머신으로 사용할 겸 구입했습니다.

S__20807683

잠실 롯데 백화점의 네스프레소 부띡 매장에서 사서
이따만한 상자를 룰루랄라 들고 집에 온 것 까지는 좋은데…

S__20807682

한 번 써 볼려고 뜯으면서 부품들을 체크해 봤더니 머신 내부 빈 캡슐 보관함(?)에
이런 얼룩이 있더군요.
직선상에 걸쳐서 크고 작은 얼룩이 12개 정도 있으며
기분이 팍 상해서 두 개 정도 닦아 보니 커피색과 매우 흡사합니다.
중고품? 반품 들어온 것? 매장에서 시연하던 것?
별 생각이 다 드네요.
시간이 너무 늦어서 전화해서 따질 수도 없고,
내일 당장 들고 가기에는 왕복 4시간에 차 기름값도 아깝고..
짜증 지대입니다.
설마 백화점에서 이런 일 있겠어 싶어서
뜯어보지도 않고 주는 대로 들고 온 게 실수였네요.
그냥 얼굴에 철판 깔고 다 뜯어서 확인할 걸.

여튼 내일 일어나자마자 롯데 부띡매장과 공식 수입 판매처에
전화해서 진상-_-을 떨어야겠네요.
헤효..
메인으로 쓰려 직구한 머신은 아직 해외에서 선적도 안 되어 있고
제떄에 오기나 하려나…

터키쉬 앙고라 단모종?

사실 저는 동물의 품종을 따지는 걸 많이 싫어합니다.
하지만 터키쉬 앙고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지나치게 많이 퍼져 있는 거 같아서 몇 자 적습니다.

터키쉬 앙고라는 하얀색이다?
>아닙니다. 흰 털이 많이 나타날 뿐, 다양한 색상이 있습니다.

터키쉬 앙고라 단모종이 있다?
>그런 종 없습니다.
때때로 순혈종 터앙 단모종을 고가에 분양받았다는 분이 계십니다만
이는 터앙+단모종 믹스에서 터앙의 특질이 많이 나타난 것일 뿐,
인정받지 못하는 품종입니다.
각종 해외의 품종관련 자료에서도 터앙은 중장모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터키쉬 앙고라 순종이다?
>터키는 법률로 중성화되지 않은 터앙의 반출을 금하며
CFA도 터키 내의 순혈만을 공식으로 인정합니다.
국내에 브리딩 가능한 터앙 순혈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거의 100%가 터앙의 피가 짙은 믹스묘라 들었습니다.
만약 업자가 우리 터앙은 순종이라 하면
그냥 가볍게 무시해주시면 될 듯 합니다.

결론>고양이는 그냥 귀여우니까 다 용서됩니다.
으허허허헣 ㅠㅠ

록시땅>시어 휘핑 바디 크림

일반 바디 크림 쓰다가 새로 나왔기에 하나 구매했습니다.


기존 바디크림보다 많이 작습니다.


화장품 전문 블로거 이런 게 아니어서 발로 찍은듯한 사진 죄송…
사진으로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질감과 모양이
생크림과 흡사합니다.
그렇다고 기름지지는 않고요ㅋ

기존 바디크림(울트라리치)에 비해 흡수력은 살짝 떨어집니다.
천천히 오래 문질러줘야 완전히 흡수되고요,
처음 만질 때 느낌은 생크림이지만 피부에 바르고 나면
일반 바디크림과 거의 같습니다.
사용 후 효과는…
사용 후 촉촉한 느낌(사람에 따라서는 끈끈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며,
다음날 피부 질감이 확실히 부드럽더군요.
근데 시어버터 노선이 그렇듯, 베이비 파우더 냄새 싫어하는 사람은 꺼려질 것 같네요ㅎㅎ
단점이라면 양이 적다는 거…

여튼 추천할 만한 제품입니다.

춘천 고양이 카페 J

내새끼와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울적해 하던 중에 이 근처에도 고양이 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영업시간과 휴일과 위치를 폭풍 검색으로 조사해서 뛰어갔지요…


귀여운 녀석… 근데 사진이 누워 버렸네요.


발톱 깎기 싫다고 재빠르게 도망다니던 아이.
사장님 말 좀 들어라!
이름은 볼트라고 한 것 같아요.


하루라는 이름의 조그만 아이. 먼치킨이었네요. 귀여워~~!


냥이들이 오갈 수 있는 계단신 스페이스. 냥이들은 저걸 밟고 천장에 달린 캣워커로 갑니다.


천장 위의 캣워커.
젤 왼쪽 애가 이곳의 보스랍니다.
보스님과 친분을 쌓고 싶어서 계속 내려오길 기다렸는데…
안 내려와 주시던…흑흑.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왔습니다.

냥이의 기분에 대해 그려 두신 벽면 만화. 얘도 사진이 누웠네..ㅋ


매우매우 얌전했던 아이. 저 소심해여… 라고 얼굴에 써 있네요.


유연한 자세.


꼬리 미용이 귀여워서 찰칵.


아마도 하루. 일어섰기에 찍었는데 재빨라서 셔터 찬스를 잡기 힘들더군요.


명당자리 차지하시고 계~~속 주무시던 냥님. 넌 이름이 뭐니?

발리니즈? 샴? 먼치킨? 섞였나? 했는데 샴과 먼치킨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하네요.


매우 조그맣습니다, 주먹만해요~.


찹쌀떡 같은 발도 찰칵


중간에 한 번 내려와 주신 보스님.
쓰다듬을 진상하려 했으나 오늘 제가 좀 정전기를 뿌리고 다녀서….
심기가 불편했는지 곧 다시 천장으로 가 버리시더군여..ㅠㅠ


의자 하나 차지하고 몸을 기대 자는 아이들.
사귀니~?

아담한 사이즈의 고양이 카페입니다.
묘구수는 20마리 좀 못 되는 것 같고..
사장님께서 참 친절하시고 애정으로 냥이를 대하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청결에 끊임없이 신경 쓰시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요.
냥이들도 귀엽고, 와서 앵기지는 않지만
(이건 제가 정전기를 흩뿌려서일지도…)
차분하게 앉아서 냥이의 생태(?)를 보기엔 참 좋은 카페입니다.
그 외에 보드게임도 있고, 냥이 관련 서적이나 일반 서적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실내도 조용하고 동물 냄새나 냥이 장실 냄새도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생각날 때 들러서 냥이들과 함께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에요.
장소는… 바깥양반이 차 태워서 데려다 줘서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지만
브라운 5번가.. 미스터 피자 건물 2층이었습니다.
어제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네요…흑…

안 하느니만 못한 피카츄 대량발생 이벤트

모처럼 한국에 와 있는데
‘피카츄 대량발생’ 이벤트를 동대문에서 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과거의 향수를 돌이켜 보며 가 볼까 했더니
누구누구씨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안 가는 게 좋을 거 같다 하더군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동대문으로 향했습니다.
대략 2시 반쯤에 도착을 했는데….
진짜 헬 오브 헬이었습니다.

무질서한 인파에 안내요원 하나 없고
안내판, 안내방송도 없는 카오스 상태.
정말 내가 여기 왜 왔나, 같이 와 준 사람에게 미안하다,
이런 상황이었네요.

대략의 문제를 집어 보자면

1. 주최측의 예상 방문 인원 파악 부재
대체 몇 명이 올 거라 예상했는지 안내요원도, 안내문도 없고
회장 바깥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포털과 SNS만 사전에 조사했어도
사람들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으며 방문객이 얼마나 될 지는
어림잡을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피카츄도 고작 10마리(?)에 그쳤다고 하니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 같네요,

2. 주최측의 관람객 통제력 부재
예상 방문객을 적게 예측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돈 들이기 싫은 이벤트였는지 행사 안내 요원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전시장 밖의 광장에는 안내 요원 하나 없고, 기나긴 기다림 끝에
회장 입구에 도착해서야 한 명 만날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 내부에도 그건 마찬가지여서 각 이벤트 존에만 한두명 있을 뿐,
내부에서 길이나 각 이벤트 존을 안내하는 사람 하나 없어
무질서함의 극을 달렸습니다.

3. 주최측의 안내력 부재
피카츄 대량발생 이벤트는 첫 타임 이후 모두 캔슬되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건물 안에서만 뭐라 하는지 모를 웅얼거리는 방송으로
안내하면 뭘 합니까?
바깥에서는 수천~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바깥에도 적절하게 방송을 하던가, 방송 장비가 없으면
진행요원이 확성기라도 들고 다니며 외쳐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요?
또한, 굿즈를 사기 위해 2-3시간 기다렸지만
원하는 굿즈가 매진되어 허탕만 쳤다는 관람객도 여럿 있더군요.
굿즈 매장에서 무언가가 매진되었을 시, 그에 따른 안내도 했다면
좀 더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을 거라 봅니다.

4. 시민의식 부재
미디어에 의하면 약 2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합니다.
협소한 장소에 통제 인원 없이 2만 명이 모인 것 치고는 큰 사고가 없어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미칠 듯한 시민의식의 부재가 두드러졌습니다.
밀치고 끼어드는 건 당연한 일에, 한쪽에서 무언가 큰 소리가 나면
알아보지도 않고 그 쪽으로 수백의 인파가 앞다투어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또한 하늘 높이 솟아오른 셀카봉들도
안전사고를 유발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들었고요.
가장 가슴이 아팠던 건, 이벤트 장소 광장에 있는 유적을
관람객들이 짓밟는 광경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적을 둘러싼 돌에 피카츄를 보기 위해 올라섰고,
다른 곳에서 함성이 들리면 그 쪽으로 달려가기 위해
유적을 짓밟고 달리며 모래먼지를 일으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해당 유적에는 군데군데에 유적이니 보호하자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사람들 눈에는 들어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많이 안타까웠죠.

결국 저와 동행에게 남은 건 주최측 및 관람객들에 대한 실망감과
피곤, 그리고 하도 밟혀서 망가진 신발 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구미가 동하는 이벤트가 있어도 어지간하면 가지 말자…
이런 교훈도 얻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