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곶아 발치하다!

김고순의 혈뇨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 김에
김꼬쟈도 데려가서 건강검진 하자….
이런 계획이었는데 어느새 의사와 김꼬쟈군의 발치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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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을 질질 흘리는 건 아니지만 입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어서 수시로 닦아야 하고
입냄새가 심하게 나며 나날이 체중이 줄어가서 밥알을 하나하나
집어 먹여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저희로서도 큰 결단이긴 했지만
전신마취하고 발치수술을 하기로 헸습니다.
저는 당연하게 의료지식이 없어서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게 제일 큰
문제일 거라 생각했지만 의사 선생님 소견으로는
수술 후 나빠질지도 모르는 신장 수치와 발작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을
더 큰 위험요소로 꼽으시더군요.

아무튼 수술 날짜가 잡혀서 꼬쟈를 병원에 맡기고 온 날은
매우매우 눈이 많이 왔습니다.

아침에 갖다 맡기고, 수술 끝나면 연락주겠다는 말을 들었기에 하염없이 17시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안 오고 병원은 18시에 문 닫는지라
참다 못해 전화를 했더랬지요.
수술 스타트가 좀 늦었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연락이 늦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일단 아직 멍한 상태긴 하지만 마취에서도 잘 깨어났다 해서
바로 달려갔습니다.

대략 8개 뽑았고, 어금니쪽은 이제 다 없는 상황.
앞니와 송곳니는 남았습니다!
대략 십만엔 깨질 걸 생각하고 갔는데…

팔만엔 조금 넘는 가격에 보험 적용 하니 이만사천엔…
보험 만세입니다. 담낭수술 전에 들어놨었어야 하는데ㅠㅠㅠ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늦었죠.
이 이후 알게 되었지만 한국 펫보험은 고양이 발치를 커버하는 것이
없다 하네요?
아직까지는 펫보험 등의 혜택 범위는 일본이 더 광범위한 것 같습니다.
한국 펫보험도 빨리 커버 범위가 넓어지면 좋겠어요.

여튼 한달음에 달려가서 선생님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아직 비몽사몽 비틀거리는 꼬쟈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근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좀 많이 후회했던 게..

마취도 안 풀린 상태에서 폭설 내린 날씨에 차에 태워서 그런가
집에 오니 늘어져서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놀란 나머지 꼬쟈 전용 전기장판을 최대치까지 틀고 이불도 덮어주니
곧 떨림은 가라앉았습니다.
가라앉을 때까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며 하루 입원시킬 걸
내 욕심으로 괜히 데려왔다 등등 아주 눈물이 눈앞을 가리더군요.

링거 꽂아놨었나? 앞다리 털이 밀려있습니다…
다른 쪽 다리도 동그랗고 조그만 밀린 자국이 있더군요.

뼈발린 닭다리 같습니다…

2월 초중순?에 수술했는데 경과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몇 시간 후 정신 들자마자 밥그릇으로 돌격하는 등…
수술 후 일주일은 병자우대 기간으로
매 끼니마다 페이스트형 파우치 습식을 물에 개서 주고,
츄르형 간식도 종류별로 사두고 배고파하는 거 같으면
그릇에 짜서 물에 개서 먹기 편하게 주고…
츄르형 간식 종류가 이리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수분보급, 영양보급, 신장배려 등등등등…

지금은 하루 한두끼 페이스트형 습식 파우치를
물에 개서 주고, 나머지는 건식을 먹게 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가 없어서 불편한지 먹다가 계속 툭툭 떨궜는데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건식도 먹고, 습식 먹고 싶으면
조용히 앉아서 계속 저를 쳐다보는 등, 의사표현이 확실해졌습니다…
담낭수술 후 8킬로>5킬로였다가 이빨 관련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4.4킬로까지 살이 빠져서 걱정했는데
아직 그람수 달아보진 않았지만 살도 좀 오르고 있는 것 같고,
침도 안 흘리고 입냄새가 싹 사라졌습니다.
콧물도 엄청 심해서 온집안에 콧물 뿌리고 다녔는데
그것도 거의 사라졌고요.

제가 조금 더 일찍 결단을 내렸으면 애가 좀 더 일찍부터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는 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좀 낫게 해 줘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김고순은 이렇게 되지 않게 신경써서 양치해줘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본인은 싫어해서 칫솔만 보면 도망가지만…
여튼 앞으로는 애가 아파 보이면 바로바로 조치를 취해야겠습니다.
꼬쟈야 오래오래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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