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니?

아파트 단지 안의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냥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밥을 주면 와서 먹는 광경을 신기해 하며 보는 분들이 많아서
비교적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지난해 말, 그해 여름에 발견한 쓰레기장 삼형제(인 줄 알았는데 두녀석이 여아인 것 같네여-_-)중
유일한 남아로 추정되던 아이가 허벅지 부근에 상처를 입고 나타났습니다.
큰 상처같지는 않어서 밥만 잘 챙겨주자 하고 내버려 뒀는데..

그 후 두 번 다시 그 녀석은 나타나지 않더군요.
어떻게든 잡아서 치료를 해야 했다고 때늦은 후회를 했습니다만..
어디 편한 곳에 가서 쉬고 있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날벼락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가장 저를 잘 따르고(만지게 해 주지는 않았지만)
제가 보이면 냉큼 달려와서 밥을 조르던 노랑이 ‘둥이’가 며칠 보이지 않더군요.
잘 있겠지 싶었는데 바로 어제,
잠시 외출을 했는데 아빠다른 동생을 데리고 햇살을 쬐는 요 녀석이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불렀더니 일어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후덕한 모습은 사라지고 배가 허리 아래가 바싹 말라 있더군요.
새끼라도 낳았나…했지만 곧 이유를 알았습니다.
뒷다리 한 쪽을 전혀 못 쓰고, 이상하게 뼈가 뒤틀려 있습니다.
마침 먹을 게 아무 것도 없었던 터라
용무는 내팽개치고 슈퍼로 달려가 캔을 사 왔습니다.

정말 며칠을 굶었는지…허겁지겁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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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배가 고팠으면…아깽이가 머리 디밀면 하악질하고 한대 쥐어 패서 쫓아내고 먹더군요-_-
결국 캔 두개, 소세지 두개를 뚝딱 해치웁니다.
잡아보려 했으나 실패하고…
아지트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본 후
다시 슈퍼로 가 먹을것과 물과 일회용 그릇을 사서 아지트 안에 넣어주고 왔습니다.

오늘 아침에 가서 빈그릇을 회수하고 다시 밥을 주고 왔고요..

저녁에 나가 보니 아지트 주변에 눈이 수북히 쌓였는데 발자국도 없습니다.
밥을 넣어 주니 안에서 어슬렁거리며 눈치를 보네요.
아픈데다 눈까지 와서 못 나온 것 같더군요.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단 동물사랑 실천 협회에 구조 요청을 해 놓았는데
통덫으로 포획을 해 달라는 답변을 받았고요…
후속조치만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까짓거 해 볼 생각입니다.

한가지 걱정인 건 먹이를 주면 일단 아깽이가 와서 입을 대던데
그 와중에 아깽이가 덫에 포획되고 겁을 먹은 둥이가
제 눈이 닿지 않는 곳으로 달아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사히 잡아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빌어 주세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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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시절…
옛날에는 몸통보다 머리가 더 컸는데..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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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컸을 때…
이때만 해도 남아인 줄 알았는데…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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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본 둥이의 건강한 모습.
열흘도 더 된 일 같습니다. 언제 다쳤으면 저렇게 배가 푹 꺼졌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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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저는 와중에도 같은 어미에게서 태어난 동생을
(저 호랑이 무늬는 작년 가을에 태어났습니다.어미는 동일)
하나 꼭 붙이고 다니며 돌보는군요.
대견한 모습입니다.
서로 비비고 꾹꾹이를 하는 모습에 눈물 찔찔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네요.
아직 1년도 못 산 아이들인데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둥아 도망가지 말고 언니랑 병원가자..ㅠㅜ

이 글은 Game 카테고리에 분류되었고 jirago님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고유주소 북마크.

둥이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니?”에 대한 4개의 생각

  1. 으음 고양이가 좋아하는 장난으로 유인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 이동장 하나 문을 열어서 구비해 두시고 아이가 장난감에 정신 팔려있을대 냅다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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