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은 아버지를 제외하고 모두 안 익은 김치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만은 푹 익은 김치를 좋아하시죠.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김치는 모두 냉장고 찬 곳에 보관하고…
그래서 어떤 종류건 김치를 만들었다 하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납니다.
어머니가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시고 아버지가 집에 계신 날이면
어머니가 나가시자마자 아버지가 모든 김치통을 따뜻한 밖에다 내 놓으십니다.
전 그걸 보고 오늘 밤에 어머니 오시면 또 난리 나겠구나…생각을 하고요.
아니나다를까, 돌아오신 어머니는 이걸 왜 이렇게 밖에 놔 뒀냐,
쉬어 꼬부라진 김치를 누가 먹냐고 언성을 높이시고
아버지는 방으로 슬그머니 피하십니다.
내놓으실 거면 그냥 본인 드실 양만 덜어서 내놓으심 될텐데…
이런 생각도 하지만 은근히 보고 있으면 재미있더군요….
어머니가 어리굴젓을 하셨는데 또 밖에 나와 있는 걸 보니
오늘 밤에도 한바탕 폭풍이 몰아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