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이전으로 인해 집도 이사했습니다.
길막히면 1시간 반 거리(출퇴근시간 특히 심함)를 다니기 싫어서..
근데 이사하고 보니 새 아파트 현관에서 회사가 3분 거리인 건
심경적으로 좀 복잡하네요. 언제든지 회사로 뛰어올 수 있다…음…
아무튼 이사하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1. 한국 포장이사의 위대함을 깨닫다.
한국에서 이사할 때, 대략 200~300만원정도 들었습니다.(4인 가족 기준)
그때 이사란 참 비싼 거구나… 싶었는데 한번 직접 해보니
박스를 구해와서 짐을 분류해서 싸고 이거 깨지는거니 조심해서 옮겨달라고 안달복달
해야하고 또 새 집에서는 대충 박스 내던지고 간 거 사이에 남겨졌을 때….
정말 한국의 이사 센터는 대단한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정신없이 혼자 짐 푸느라 허리 삐끗하고 온몸이 욱신거리고 밥도 못 먹었는데
짐정리는 안 되는 상황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참고로 중국의 이사 비용은 대략 5-6만원 들었습니다.
정말 이삿짐을 짐짝같이 들어서 내팽개치고 휭 가버리는 수준.
싼 게 비지떡…ㅠㅠ
2. 오래 안 쓴 집은 냄새가 난다!?
지금 집이 집세가 비싸서(중국 기준. 한국 기준으로는….베리굿일지도)
6개월 정도 비어있던 집입니다. 뭐 주인이 깨끗하게 청소를 해서 그런지
먼지도 없고 볕도 잘 들고 인테리어도 중국집스럽지 않게 아기자기하게
해 놓았더군요. 그리고 냉장고가! 냉장고가 월풀냉장고…ㅠㅠ
지난 집에서 구린 중국산 냉장고 때문에 어머니가 해 주신 반찬이나 제가 사다 놓은
야채 과일 등이 무수히 썩어 나가는 일을 겪은지라 진짜 눈돌아갔습니다….ㅠㅠ
이 집으로 정한 이유 중 하나가 냉장고 때문이니..OTL
(버릇대로 최고 출력 7로 해 놓으니 냉장 야채실까지 모조리 얼어버려서-_-
오히려 온도설정을 낮추고 삽니다)
각설하고 집 보러 와서 물 흘려보낼 땐 몰랐는데 살아 보니
욕실에서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악취가 납니다.
오래 비어 있던 집이라 배수구 쪽에 곰팡이나 때가 끼어 썩었으려나요…
뭐 이런 현상은 지난 집에서도 있었던지라 락스를 들이붓고 있습니다.
지금 3일째인데 락스를 붓는 횟수가 줄어가는 중입니다.
한 1주일간 식초 락스 베이킹소다 끓는물 등을 동원하면 사라지겠죠(아마도)
3. 새건물이라 소음이 적고 보안이 잘 되어 있을..까?
지난 집은 샤워하는 소리가 바깥까지 들릴 정도에다
다른 집 사람이 말 하는 소리가 우리집까지 들릴 정도였는데
새 집은 지금까지 소음에 별 신경이 쓰이지 않더군요. 문도 더 단단하고
자동으로 잠기고… 한국에서는 열쇠 들고 다닌지 하도 오래되어서
중국 생활 초기에는 집 문 잠그는 것도 깜빡 했었는데 참 다행입니다;;
그리고 국민성인지 이 아파트에 대한 보안을 믿고 있는지, 문 활짝 열어놓고 있는 집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음…
4. 인터넷이 빠르다!!!
지난 집에서는 3M라고 들었는데 이번 집은 5인가 6인가… 여튼 체감상 세배는 빠릅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8M보고 광(히카리)이라고 하네요. 컬쳐쇼크…
5. 태어나서 처음으로 찬물목욕하다!
중국은 아직도 대부분의 집이 더운물을 집 탱크에 저장하고 그걸 소비하는 식인데
첫날에는 설정도 모르고 뭣도 몰라 목욕중에 찬물만 나오는 사태 발생…ㅠㅠ
머리털나고 처음 찬물목욕 했습니다. 어렸을 때 아파트 온수공급이 중단되면
어머니께서 저 쓰라고 특별히 커다란 냄비에 물을 한가득 끓여 갖다주셨기에
어떤 때에도 찬물목욕한 적은 없었습니다만… 신선한 경험이었네요.
다행히 지금은 더운물이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바로 그제까지(정리까지 합하면 현재진행형) 있었던 일들인데
지금 생각하면 옛날일 같다는 게 신기합니다.
이사 전날부터(짐싸던날) 3일간 목욕도 대충 하고 상그지꼴로 먼지구덩이에 앉아서
정신없이 짐정리에 집 청소.. 덕분에 손은 거칠어지고 몸 피부도 꺼끌거리고
얼굴도 트고 정리하다 지쳐 쓰러져 자고 그랬는데…
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새 생활 잘 꾸려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