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자키 쥰이치로-치인의 사랑

애초에 타니자키 쥰이치로라는 작가의 작품은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었다.
바로 학교 교수님 때문인데, 본인과 정말로 코드가 안 맞는 교수님이
(근친상간을 아름답다고 하는 교수랑 코드가 맞을 리가..)
극찬하던 작가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읽으면서 점점 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막판에는 대충 막 넘겨 버렸다.

대충의 내용은 서구 문물을 동경하는 죠지(서양 이름 같지만 일본인이다)라는 청년이
외국 배우를 빼닮고 혼혈아같이 생긴 나오미라는 어린 소녀를 발견해
자신의 처로 만들기 위해 레이디로서의 교육을 시킨다….
라는 것이다.
작가의 성향이 친서양주의에서 친일본주의로 바뀐 것이 있으니
이 작품은 죠지와 나오미의 그릇된 허영심을 통해 개화기 일본인들이
무분별하게 서양인을 따라하는 풍조를 비꼬는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나오미가 정말로 개년…이 아니라
은혜도 모르는 개념 없는 여자아이라 레이디와는 오백만년 떨어진 몸파는 여자급이 되어 버렸는데도 불구하고
죠지는 한 번 내쫓은 나오미의 몸에 홀려-_- 뻔뻔하게 다시 돌아온 그녀의 무릎 아래에 몸을 던진다…
이런 내용이 절도를 지키며 살자는 게 모토인 본인이 보기에는 너무 역겨워 보였다.
(여자를 하대하다가 역관광을 당하는 남자의 꼴을 비웃고 싶었던 건가?)

거기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성적 취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아마도 수시로 등장하는 묘사를 보면
 타니자키 쥰이치로는 글래머러스한 여성의 어깨와 발을 보는 걸 즐겼다고 생각한다-_–
더더욱 껄끄러움에 박차를 더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은 미야자와 켄지의 책을 다시 손에 들게 되었는데…
뭐 끈끈하고 다소 변태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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