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쓰는 태국생활 포스팅입니다.
그냥 한달 반 정도 살면서 느낀 간단한,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이니
본 글을 태국인 전반에 확대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느린 일처리 속도
한 달 반여 전, 이 집에 입주하면서 방충망을 설치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어차피 창문 거의 안 여니
포기하자 싶었죠.
그런데 바로 지난 주, 갑자기 문을 두드리더니 방충망을 가지고 옵니다…
한 달 반이나 지나서 말이죠.
여튼 뭐 가져온 거 뚝딱뚝딱 달아 달라 했습니다.
그 후 태국 거주자들이 모이는 동호회에 원래 이렇게 일처리가 느긋(?)하냐고
물어봤더니 정말로 일처리가 느리답니다.
어떤 분은 심지어 너무 느려서 복장이 터진 나머지 수리할 일이 있으면
스스로 수리를 한 후 집값에서 빼달라고 청구하신다는…
대부분의 분들이 일처리 느린 거에는 수긍하시며 적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아파트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
전등을 갈아준다거나 간단하게 땜질을 해야 한다거나 이런 일은
빨리 해결해 주는 걸 보니 아마도 외국인을 대응하는 일이 없는,
일반적인 내국인들 상대로 하는 업체는 이렇게 느릿느릿한 것 같기도 하네요.
서브 욕실 천장도 고쳐 달라고 한 지 벌써 한 달째,
가구 하나 바꿔달라고 한 것도 두 달째인데 이것도 좀 더 기다려 봐야 하겠네요…
한 이삼주 기다리다 안 되면 부동산 통해서 리마인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지난번에도 언급했다시피, 나름대로는 일을 열심히 하는데 어딘가 허술합니다.
한국 일본 같은 빈틈없는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도 중국 수리공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관대한(?) 정서
이것도 한 번쯤 언급했을까요?
길거리에 떠돌아다니는 동물에 대해 매우 관대합니다.
내 쫓거나 하는 일 없이 밥도 챙겨 주고, 심지어는 불단에 올라가도
그냥 내버려 두더군요. 그 덕에 길동물들의 경계심이 한국보다 적은 편입니다.
태연하게 길에 누워 자거나 사람 옆에서 걸어가거나 하지요.
심지어는 바퀴벌레도 안 죽이고 그냥 쫓아보낸다고 합니다ㅜㅜ
그리고 어지간한 아파트마다 뚝뚝이라 불리는 삼륜차가 있고, 역까지
마중을 오거나 데려다 주거나 합니다.
그런데 굳이 아파트 사람만 태우는 게 아니라
힘들어 보이는 여행객이나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현지인이 있을 경우
말을 붙여서 태워다 주거나 하더군요.
다른 나라 같으면 외부인 태워준다고 뭐라고 말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별로 그런 기색은 안 보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시장 봐서 집까지 걸어가는데 옆에서 다른 아파트 뚝뚝이가
슬슬 속도 줄이고 뭐라뭐라 말을 걸었는데
태국어를 몰라서 그냥 고개 흔들고 만 경험이 몇 번 있는데
아마도 니네 아파트까지 태워다 줄까? 이런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현지어를 할 줄 알아야 편하게 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ㅠㅠ
태국은 점점 더워지네요. 어지간하면 에어컨 안 켜고 사는 저도
때때로 켜고 살게 되었습니다…만, 켜고 있으면 목이 따갑고 기침이 나서 견딜 수가 없네요.
선풍기를 샀으니 그거에 의존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