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트리 근처의 텐동집 花屋(하나야)

스카이트리 근처(+우리집 근처)에 오래된 텐동집이
하나 있습니다.
5년전 이사 왔을 때부터 있었는데 가볼 기회가 없었고,
Covid 시기에 폐점했다 열었다를 반복했었습니다.
또한, 점주가 불친절하다는 평가를 보았기에 가 볼 생각을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얼마 전에 한번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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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좀 소심한지라 처음부터 가게에 들어가서
먹지는 못하고 1000엔짜리 새우텐동을 포장해 왔는데
맛이 괜찮기에 직접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날잡아서 회사 끝나고 가게에 가보니 점주 할아버지가 손님 없는
상태에서 의자에 앉아 밖을 보고 계시더군요.
밖에서 들여다보았다가 눈이 딱 마주쳐서 엉거주춤하게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가게 내부 사진을 디테일하게 찍진 못했지만
카운터석 5-6석, 다다미 좌석에 2테이블 있습니다.
다다미 좌석은 가정집 다다미방 분위기고,
텔레비전도 있고 인테리어도 인테리어한 것 같지 않은
그냥 생 가정집의 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넓고 깨끗한 가게를 원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할 수 없는 가게라 생각합니다.

벽면..
벽에 걸린 전화번호부는 벌써 20년은 전 물건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텔레비전 밑에 놓인 꽃(조화일까요)과 칠복신 중 하나… 호테이일까요?
방석 부분이 다다미방 2인석 부분입니다.

방구석에 있는 알 수 없는 공중전화…
몇십 년 된 가게이니 이 동네 사람들이 전화가 필요하면 여기 와서
이 공중전화를 썼던 게 아닌가?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테이블 위.
조미료와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계란말이.
별 생각 없이 시켜봤는데 맛있습니다.
달지 않으면서 다시 맛도 나고 짭짤해서 한국인 입에 맞는 계란말이였고,
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어치웠습니다.

연근, 새우, 오징어 튀김과 쯔유.
탄수화물을 피하는 중이라 튀김만 시켰습니다.
술과 튀김도 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지만 뭐 일단 하나라도 피하면
감량효과는 있겠…죠?
연근은 아삭하고 맛있었고, 새우도 탱글했습니다.
오징어는 부드러워서 탱글한 식감을 원하는 분은 안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주문 받으면 재료를 잘라서 튀김옷 입혀서 튀겨 나오기 때문에
서빙에 시간은 좀 걸리는 편이지만 다다미방 좌석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면서 평소 안 보는 일본 TV를 보며 기다리고 있자니
그냥 친척집에서 식사 기다리는 느낌이 들어 편안하더군요.
아, 2차 방문 때는 연근이 없어서 호박을 시켰는데 호박도 맛있었습니다.
2차 방문 시의 사진은 먹느라 바빠서 없습니다…

카키아게 2종. 해산물 카키아게와 새우 카키아게.
각 800엔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갈라보았을 때 해물/새우의 큰 덩어리가
굴러나오는 걸 고려하면 나쁜 가격이 아닙니다.
재료도 신선하고 튀김은 바삭하고 맥주는 맛있고.
좋습니다.

동행자가 먹은 새우텐동.
새우 세 개와 야채 4종의 튀김이 밥 위에 얹혀 있습니다.
그 외에는 야채절임과 연두부, 된장국이 함께 나오고요.
맛만 봤는데, 그냥 덴뿌라와 마찬가지로 재료가 신선하고 좋습니다.
동행자 말로는 타레가 약간 단맛이 있었다는데
저는 타레 별로 없는 부분으로 먹었어서 그런지 그렇게 달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이 새우텐동이 1000엔.

이쪽은 하나야 텐동입니다.
뭐뭐 들어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나고, 보리멸, 새우2마리, 관자, 굴, 야채 3종…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격은 1800엔.. 이었던 것 같습니다.

깔끔하고 넓고 빠르고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하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는 가게지만, 고즈넉하게 TV소리 들으며
일본 옛날 음식점 분위기를 즐겨보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가게 주인 할아버지도 퉁명스럽다는 평가와는 달리
텐동도 안먹고 덴뿌라 단품주문 해대는 외국인에게 싫은 낯 하나
안 보이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고요.
음식도 이정도면 맛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점심에는 소바+텐동이 세트로 된 만복세트도 1000엔 미만으로
저렴하게 파니 나는 많이 먹는다 하는 분은 이 런치세트도 체크해봐 주세요.
아, 주의하셔야 할 점은 구글 맵에 있는 가게 설명과 좀 달리
변칙적으로 영업해서, 비오는 날에 영업 안하시고
손님 없으면 문 닫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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