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엽문

브라더가 DVD를 사왔기에
꼽사리 껴서 보았습니다.

액션영화를 싫어하는 편이 아닌지라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네요.
견자단이란 배우도 큐트해서 마음에 들고.
한가지 흠이라면 진지한 얼굴일 때는 괜찮은데
웃으면 잇몸이 보기 흉하게 드러나는 것이랄까요.

스토리는 뭐 흔한 내용이더군요.
조용히 살아가던 겸손한 무도가가
일제의 만행에 맞서(직접적으로 싸움을 걸진 않았지만..)
동포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

봐서 나쁠 것 없는 영화였습니다.

덧->견자단이란 배우, 얼굴과 체구에 맞지 않게
근육질이더군요.
파트너에게 그런 근육을 만들라고 종용하는중..

한국 기자들은 언어의 연금술사?

물론 모든 기자들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요즘 인터넷 기사를 보다 보면 참 언어를 잘 빚어내는구나…
싶은 기사가 많이 보이더군요.
오늘도 하나 겟.

http://news.nate.com/view/20100627n05908?mid=c0201
<日언론 “한국 2002년 4강 진출은 판파판정 덕”>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입니다.
그리고 원문에서도 저런 내용을 기재하고 있고요.

하지만 저 기사에서 인용한 산케이 스포츠를 볼까요?
http://sankei.jp.msn.com/sports/soccer/100627/scr1006270117010-n1.htm
문제가 되는 단락은 한 단락입니다.
번역해 보자면
<2002년 일한 대회에서는 같은 결승 토너먼트 1회전, 이탈리아전에서 물의를 빚었다.
패배한 이탈리아에 대한 알 수 없는 판정에 심판 매수 의혹이 떠올랐다.
주장인 박지성이 “02년 준결승에 진출했던 것은 그저 주최국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증명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처럼
8년 전의 설욕을 맹세했지만 오히려 전반 종료 직전 상대의 슈팅을 손으로 막은
기성용의 핸드볼이 묵인되는 등의
유리한 판정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썩 기분 좋은 단락은 아니군요.
하지만 어떻게 짚어 보아도 2002년 한국은 편파판정 때문에 4강에 진출했다!
라는 문맥으로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마지막 문장의 기성용 선수의 핸드볼(핸들링?)의 경우,
제가 시합을 직접 보지 못해서 저것이 공정한 시각으로 본 것인지,
아니면 산케이의 색을 드러낸 것인지는 모르겠군요.

아무튼 박지성 선수의 금발 선호 건도 그렇고,
오카다 감독의 10-0발언 왜곡도 그렇고,
너무 자극적으로 사람 눈 끄는 데만 집중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독자들의 필터링 능력이 높아지기를 빌어야 하나..

덧-기사에서 언급한 스포츠 호치는 제가 아직 확인을 못한..
나중에라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사실은 무서운 그림동화

꽤 예전에 인기가 있었던
사실은 무서운 그림동화의 1권.
백설공주, 신데렐라, 개구리 왕자 등이 수록되어 있다.
해피엔딩을 장식하는 동화들이지만
사실 원작은 이랬다…
라는 것을 보여 주는 책.

하지만 생각보다 작가의 필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몰입할 수 없었다.
특히 작가가 시대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덧붙인 것인지,
이야기를 중간에 짤라먹고
<당시에는 XXX가 당연한 것이었다>라는 식의
해설을 소설 본편에 넣은 것은 본인 기준으로 많이 에러.

아마도 다시 펼 일은 없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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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발칸포가!

우연히 들은 도시전설.

놋X호텔과 테C노M트 등의 서울 빌딩의 옥상에는
발칸포가 설치되어 있고 군인이 상주한다.
전시에 가동된다.

…집에서 보이는 곳에 그런 시설이..?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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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켄지-주문이 많은 요리점

<저는 얼음사탕을 원하는 만큼 가지지 못하였어도, 깨끗하고 맑은 바람을 먹고,
복숭아빛의 아름다운 아침 햇살을 마실 수 있습니다.
또 저는 밭이나 숲 속에서 매우 낡은 옷이 가장 좋은 빌로드나 나사, 보석이 들어간 옷으로
변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저는 이런 깨끗한 음식과 옷을 좋아합니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 서장

이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아주 어렸을 적, 동화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 때에는 일본 작가의 소설인지 뭔지도 모르고 읽었었지만..
같은 단편집에 속해 있는 도토리와 산고양이, 4월의 남자 역시
그런 경위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미야자와 켄지는 참으로 불운했던 작가다.
생애에 걸쳐 출판한 책은 단 두권인가, 한권인가, 그것도 자비출판이었고
지명도도 전혀 얻지 못했으니..

하여간 친자연파인 그는 자연을 대상으로 삼아
참으로 많은 동화를 썼다.
미야자와 작품의 특징아라 하면 개성적인 의성어, 의태어와
사물, 동식물의 의인화라 할 수 있겠다.
확실히 작품이 시적이고 아름답긴 하지만
아무래도 지나치게 추상적인지라
당시의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말년에 병으로 불운하게 사망한 작가,
생전에는 베스트셀러(?) 하나 없던 작가이지만
쓸데없이 끈적끈적하고 암울한 당시의 소설을 읽다가
무언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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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자키 쥰이치로-치인의 사랑

애초에 타니자키 쥰이치로라는 작가의 작품은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었다.
바로 학교 교수님 때문인데, 본인과 정말로 코드가 안 맞는 교수님이
(근친상간을 아름답다고 하는 교수랑 코드가 맞을 리가..)
극찬하던 작가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읽으면서 점점 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막판에는 대충 막 넘겨 버렸다.

대충의 내용은 서구 문물을 동경하는 죠지(서양 이름 같지만 일본인이다)라는 청년이
외국 배우를 빼닮고 혼혈아같이 생긴 나오미라는 어린 소녀를 발견해
자신의 처로 만들기 위해 레이디로서의 교육을 시킨다….
라는 것이다.
작가의 성향이 친서양주의에서 친일본주의로 바뀐 것이 있으니
이 작품은 죠지와 나오미의 그릇된 허영심을 통해 개화기 일본인들이
무분별하게 서양인을 따라하는 풍조를 비꼬는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나오미가 정말로 개년…이 아니라
은혜도 모르는 개념 없는 여자아이라 레이디와는 오백만년 떨어진 몸파는 여자급이 되어 버렸는데도 불구하고
죠지는 한 번 내쫓은 나오미의 몸에 홀려-_- 뻔뻔하게 다시 돌아온 그녀의 무릎 아래에 몸을 던진다…
이런 내용이 절도를 지키며 살자는 게 모토인 본인이 보기에는 너무 역겨워 보였다.
(여자를 하대하다가 역관광을 당하는 남자의 꼴을 비웃고 싶었던 건가?)

거기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성적 취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아마도 수시로 등장하는 묘사를 보면
 타니자키 쥰이치로는 글래머러스한 여성의 어깨와 발을 보는 걸 즐겼다고 생각한다-_–
더더욱 껄끄러움에 박차를 더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은 미야자와 켄지의 책을 다시 손에 들게 되었는데…
뭐 끈끈하고 다소 변태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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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이라-엔젤

전형적인 일본 PRG풍(혹은 내가 니 애비다..)의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특이하게도 주인공이 죽어 있는 시점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살해당에 땅에 파묻히는 것을 유령 상태로 지켜본 주인공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그 진상을 밝히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한다.
그 과정이 우연히 만난 조력자에게 조언을 들어서 우연히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난관에 부딪히면 또 조언을 들어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고..
하는 것이 마치 드래곤볼스럽기도 했다고 해야 하나.

최후의 반전&반전은 그럭저럭 흥미 있게 읽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너무 후반에 급진적으로 이야기의 진상을 풀어 내어
좀 아쉬웠다고나 할까.
(정말 내가 니 애비다급의…)
조금 더 이야기에 탄력성을 두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을 했다.
흥미롭게 읽었던 LAST나 창년에 비해서는 살짝 떨어지지만
그래도 타임킬링용으로는 읽을 만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덧->현대작품의 특성인가 이시다 이라라는 작가가 경제학을 전공해서일까
(아마 경제학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일본 버블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작픔 안에 자주 등장하는 듯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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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이라-창년

이 작가 또한 어떤 경위로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LAST’를 읽고 빠져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 작품은 ‘어떤 여성에게서든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소년’인
-나이상으로는 청년이겠지만-
료가 호스트를 하는 친구와 같이 왔던 비밀클럽의 오너 여성의 눈에 띄어
특별한 여성들에게 몸을 파는 일을 하며 겪는 일을 그린 이야기이다.
그리고 ‘창년’이란 제목은 뭐 한자를 보면 알겠지만 몸을 파는 여성이 아닌
몸을 파는 남성을 칭하는 말로, 아마도 작가가 의도적으로
일본어의 ‘소년’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일치하도록 한 듯 하다.
몸을 팔지만 때묻지 않고 어떤 상대에게든 진심으로 노력하는 주인공의
순수한 면을 나타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주인공 료는 놀랍게도 20-70대까지의 다양한 여성을 상대하며
그들 하나하나에게 진심을 다한 서비스(?)를 하는데,
등장하는 여성들도, 그녀들의 취향도 실로 다양하다;;
(솔직히 말해 읽으면서 이건 좀…이라고 생각한 것도 몇 번 있긴 하니..)
게다가 아무리 나이가 든 여성이라도, 자신의 어머니뻘, 할머니뻘 되는 여성일지라도
무언가 매력을 발견해 내며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남성이 여성을 사는 것은 “뭐 그럴 수도 있지”라는 인식이 암암리에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특히 나이가 든 여성이라면 주책이다 뭐다 하는 소리가
나오는 현대에서, 억눌린 여성들의 욕구를 솔직하게 그려 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욕구를 남성 작가가 대변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서글프지만,
섣불리 여성 작가가 쓰기도 어려운 이야기였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야설스러운 장면도 몇 군데 있지만 전혀 끈적거림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문체가 좋다.
이쪽도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소설.

덧->W대에서 공부할 때, 친구와 이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작가가 좀 능글맞고 많이 놀았을 것 같다”였다.
아니나다를까, 모 잡지의 인터뷰에서
“초식계 남성이 많아지는 만큼 여성들이 육식계가 되야 한다”는 식의 코멘트를 한 것을 보고
역시 그랬던 건가….하는 생각을 했다.

노나미 아사-몸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대문학작가 중에서는 매우 좋아하는 노나미 아사의
‘몸’이라는 책.

배꼽, 혈류, 가마, 엉덩이, 턱이라는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에게 점점 실망을 하며 딸들과 성형중독에 빠지는 주부,
평범한 가장인 것 같지만 치한행위를 하지 않으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직장인,
버리기에는 아깝고 결혼하자니 아쉬운 연인을 가진 남성,
도회지로 올라와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여고생,
돌아갈 곳도 없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복싱을 시작한 남자아이.

이런 주인공들을 가지고 이야기는 흘러간다.
가까이에도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느껴지는 동시에
설마 나도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떤 파국으로 치닫는지도 모른 채 자신의 욕구에만 충실한 주인공들.
현대인들의 심리와 욕구를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노나미 아사라는 작가의 필력도 나쁘지 않으니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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