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생활한지 1년이 넘었습니다.
겉보기와 달리(?) 어디 갖다 놓아도 그럭저럭 살아가는 성질인지라
적응도 나름대로 하고 있네요.
중국에 오기 전에는 참 이 나라에 대한 편견이 많았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그런 낙후된 나라에 못 보낸다고 결사반대 하셨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자신에게 변화를 주고 싶어서 중국으로 왔고
열악한 도로사정(^^;;)때문에 아끼던 신발들이 걸레짝이 되고
대금 지불도 끝나지 않은 아이폰을 도둑맞기도 했지요.
하지만 중국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다들 목소리가 크고 거칠고 퉁명스럽고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이고 불친절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의외로 친절합니다…
물론 목소리는 크고 제스처가 거칠어서 좀 무서운 면이 있지만
말을 잘 못 알아들으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설명을 해 주고
(물론 중국어를 아직도 못 하니 설명을 아무리 해 줘도 못 알아듣습니다..OTL)
종이와 펜을 가져와서 쓰고 그리고 알아들을 때까지 노력합니다.
못 알아듣는 게 미안할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는 빵집에 가서 빵을 사려고 들고 있는데 뒤에 있던 남성이
자기 트레이를 떨어뜨려 빵 몇 개를 못 쓰게 되었습니다.
남성은 지불한다고 계속 주장하는데 빵집에서는 됐다고 새 빵이나
들고 오시라고 거의 싸우듯이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참 놀랐네요.
게다가 그 남성은 자기가 떨어뜨린 빵 조각이 제 바지에 묻어있는 걸 보고
무릎꿇고 앉아서 털어주기까지 합니다.
정말 민망했어요..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물건 사고 지갑에 넣기 귀찮아서 80위안정도 되는 돈을
그냥 점퍼 주머니에 쑤셔넣고 장갑을 꺼내 끼고 휘적휘적 걸어갔습니다.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지만 저야 중국말을 모르니;; 걍 그러려니 하고
갈길 가는데 누가 뒤에서 팔을 잡더군요.
깜짝 놀라 돌아보니 남루한 아저씨가 대충 접힌 지폐 몇 장을 들이밉니다.
장갑 꺼내면서 주머니에 있던 잔돈을 떨어뜨렸던 거죠.
보아하니 과일 바구니 메고 다니며 파는 아저씨이던데 제가 돈 떨어뜨리는 거 보고
저 부르다가 자기 과일바구니도 내팽개치고 따라와서 건네주네요.
참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땅덩이가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참 다양한 사람이 있는 중국.
딱 이거다 하고 단정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처음에 생각하던 것보단
살 만한 나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