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하면 좀 무서운 아동용 소설

대략 20년은 된 이야기 같군요.

딴 건 안해도 책은 열심히 읽어서
학교 안에 있는 문고에 틀어박혀 독서를 하곤 했습니다.
그중에 현대 라노블같은 소설이 한 권 있었지요.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의 내용은

한 남선생님과 초등학교 남자아이들이 놀러 갔다가 표류를 당함

정신을 차려 보니 전혀 모르는 곳.

그런데 그 곳의 주민은 모두 여자.

이유인즉슨 남자들은 분쟁의 씨앗(이었나?)이라며

여자들만의 비밀 나라를 세운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

장소는 남한과 북한 사이. 나라 이름은 아마도 탐라국.

아무튼 그 곳의 여자들은 처음 보는 남자들에게 너무나도 잘 해줌.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하렘을 만들고

초등학생들은 맘에 드는 여자아이들과 놀러 다님.

그러던 와중 같은 남자아이를 좋아하게 된 여자끼리 다툼이 생김.

그것이 심각해져 사회의 균열을 낳자 총책임자 할머니는

남자들을 처형하기로 결정(뜨헉!)

죽을 날만 기다리는데 남자들에게 진심으로 반한 몇 명이

몰래 그들을 풀어주어 도망을 도움.

같이 가고 싶었지만 안 된다며 여자들은 남음.

디엔드.

대충 이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동에게 읽게 하기엔 부적절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네요.
반전, 반무기 성향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각색해서 내면 은근 잘 팔릴지도….?

둥이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니?

아파트 단지 안의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냥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밥을 주면 와서 먹는 광경을 신기해 하며 보는 분들이 많아서
비교적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었는데요…

지난해 말, 그해 여름에 발견한 쓰레기장 삼형제(인 줄 알았는데 두녀석이 여아인 것 같네여-_-)중
유일한 남아로 추정되던 아이가 허벅지 부근에 상처를 입고 나타났습니다.
큰 상처같지는 않어서 밥만 잘 챙겨주자 하고 내버려 뒀는데..

그 후 두 번 다시 그 녀석은 나타나지 않더군요.
어떻게든 잡아서 치료를 해야 했다고 때늦은 후회를 했습니다만..
어디 편한 곳에 가서 쉬고 있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날벼락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가장 저를 잘 따르고(만지게 해 주지는 않았지만)
제가 보이면 냉큼 달려와서 밥을 조르던 노랑이 ‘둥이’가 며칠 보이지 않더군요.
잘 있겠지 싶었는데 바로 어제,
잠시 외출을 했는데 아빠다른 동생을 데리고 햇살을 쬐는 요 녀석이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불렀더니 일어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후덕한 모습은 사라지고 배가 허리 아래가 바싹 말라 있더군요.
새끼라도 낳았나…했지만 곧 이유를 알았습니다.
뒷다리 한 쪽을 전혀 못 쓰고, 이상하게 뼈가 뒤틀려 있습니다.
마침 먹을 게 아무 것도 없었던 터라
용무는 내팽개치고 슈퍼로 달려가 캔을 사 왔습니다.

정말 며칠을 굶었는지…허겁지겁 먹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아깽이가 머리 디밀면 하악질하고 한대 쥐어 패서 쫓아내고 먹더군요-_-
결국 캔 두개, 소세지 두개를 뚝딱 해치웁니다.
잡아보려 했으나 실패하고…
아지트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본 후
다시 슈퍼로 가 먹을것과 물과 일회용 그릇을 사서 아지트 안에 넣어주고 왔습니다.

오늘 아침에 가서 빈그릇을 회수하고 다시 밥을 주고 왔고요..

저녁에 나가 보니 아지트 주변에 눈이 수북히 쌓였는데 발자국도 없습니다.
밥을 넣어 주니 안에서 어슬렁거리며 눈치를 보네요.
아픈데다 눈까지 와서 못 나온 것 같더군요.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단 동물사랑 실천 협회에 구조 요청을 해 놓았는데
통덫으로 포획을 해 달라는 답변을 받았고요…
후속조치만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까짓거 해 볼 생각입니다.

한가지 걱정인 건 먹이를 주면 일단 아깽이가 와서 입을 대던데
그 와중에 아깽이가 덫에 포획되고 겁을 먹은 둥이가
제 눈이 닿지 않는 곳으로 달아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사히 잡아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빌어 주세요ㅠ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즈시절…
옛날에는 몸통보다 머리가 더 컸는데..ㅠ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금 컸을 때…
이때만 해도 남아인 줄 알았는데…훌쩍..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최근에 본 둥이의 건강한 모습.
열흘도 더 된 일 같습니다. 언제 다쳤으면 저렇게 배가 푹 꺼졌을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리를 저는 와중에도 같은 어미에게서 태어난 동생을
(저 호랑이 무늬는 작년 가을에 태어났습니다.어미는 동일)
하나 꼭 붙이고 다니며 돌보는군요.
대견한 모습입니다.
서로 비비고 꾹꾹이를 하는 모습에 눈물 찔찔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네요.
아직 1년도 못 산 아이들인데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둥아 도망가지 말고 언니랑 병원가자..ㅠㅜ

엄마보다 난방기구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는 추위에 덜덜 떨며 고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이런 추위는 오랜만에 겪어서 그런지 영 몸이 안 좋네요,

그런데 이눔시키…

잘 왔네. 하지만 난 히터 앞에서 비키지 않겠어

….뭐임마!?

그래서 밖으로 들어다 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랬더니 장판과 물아일체..

고자도 한국의 추위가 견디기 어려운가봅니다.

..잠깐, 넌 지방도 많잖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여전히 여자가 싫은 고자.

정초부터 난리났던 일.

늘 그랬듯 저녁 시간에 길냥이 밥을 주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현관 문을 나서자마자

급박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뭔가 해서 가봤더니 제 키만한 의류수거함 안에서

아깽이 소리가 들리더군요.

추우면 거기 들어가 자기도 하는데

너무 작은 아깽이라 나오지를 못하는 모양입니다.

일단 배를 채우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세지를 한 토막 넣어 봤더니

“텅!”소리가 들리더군요. 아무 것도 안 들어 있나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거시 문제의 의류수거함.

자물쇠가 단단해서 부술 수도 없고 위로 손 넣어 봤자 안 닿을 것 같고

철로 만들어서 무겁고….

그래서 생각 끝에 저것을 낑낑거리며 끌어내어 눕혀 보았습니다.

덜컹거려서 놀랐는지 잠잠해 지더군요.

그런데 나올 줄 알았죠?

안나와요

슬슬 어디 다쳤나 걱정이 되어서 이걸 또 어떻게 꺼낼까…..생각하다가

….데굴데굴 굴리는 요령으로 꺼꾸로 들어 올려 봤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엽기적인 광경이긴 하네요.

야심한 시각 머리 풀어헤친 여자가 쓰레기 수거장에서 의류보관함을 꺼꾸로 들고

털털 털어대는 광경이라니.

아무튼 아깽이는 주르르르르 밀려 나와 후다닥 도망을 가더군요.

그리고 가족과의 감동적인 상봉.

앞으로는 가능하면 저 안엔 들어가지 말았으면…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또 감동적인 것은 아깽이가 울고 있으니

다른 형제들이 밥을 줘도 먹지를 않고 서성거리기만 하더군요…

야밤에 삽질하게 한 아깽이

눈에서 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은 아깽이들의 왕언니 노릇을 하는 둥이.
지난 시즌에 태어난 아이입니다.
삼형제 중에 둘만 남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아깽이들의 보호자가 된 니고.
전 시즌 삼형제 중 가장 발육이 더딘 아이입니다.
그래도 후덕후덕…

나의 시간을 빼앗다니~ 놋데마트~~!!

무언가 사 가야 할 일이 있어서 롯데마트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깜빡하고 마이 에코백을 안 들고 나온데다가

비닐봉투를 들고 장시간 돌아다니기 싫어서

수수한 쇼핑백과 원래 구입하려던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고 계산대로 갔지요.

그리고 계산을 마치고 나와서 걸어가다 보니

영수증에 쇼핑백 대금은 안 찍혀 있는 겁니다.

대략 50m걸어 갔는데 다시 돌아와서-_-

쇼핑백값 안 내고 갔다고 하고

지불하고 갔습니다.

캐서 한 분이서 바쁘게 일하셔서

깜빡 이런 일이 생기나 보더군요.

암튼 그래서 약속시간에 왕창 늦었다는 사실…ㅠㅜ

내 머리 위의 이것을 냉큼 치워라!

요즘은 럭셔리 오뎅꼬치로 가게 점원분과도 잘 노나 봅니다.

이번 주에 갔더니 달려 있던 깃털 다 빠지고 하나만….

암튼 고자는 금방 장난감에 싫증을 내는 성격이어서

꼬치의 깃털 부분으로 좀 놀아 줬더니

벌러덩 드러 누워서 본 척 안 합니다.

그럴 때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뒤집어서 막대기로 놀아주면 또 급흥분.

단순한 녀석입니다.

그리고 저 판때기 때문에 머리는 더 못 들고 눈만 굴리는 게 귀엽..

사용자 삽입 이미지

쓰다듬어 주면 이런 오묘한 표정을 합니다.
이것 또한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루시는 발정만 나면 고자에게 옵니다
하지만 뒤꽁무니 냄새를 맡으려 하는 루씨가 부담스러운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몸을 돌려 앉아 버리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막대기 부분이 질리면 다시 깃털 부분으로 체인지!

낑겼군요…

살만 찐 게 아니라 워낙 덩치가 크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오뎅꼬치를 주니 잡고 놓지를 않네요.

요고 내꺼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놀다 지쳐 잠든 고자를 두고 집에 가려 짐을 챙겼습니다.
그러자 눈을 번쩍 뜨고 절 바라보더군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다시 고자에게 집적대기 시작한 루시

좀 사이 좋게 놀라고 하고 집에 왔습니다.

진짜 이건 도둑놈 아닙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즐기는 게임의 길드원 두 분이
경사스럽게도 결혼에 골인하셨습니다.

길드원들이 돈을 모아 화환을 준비하고
결혼식장에 가서 축하를 했는데요,
식이 끝나자마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화환 앞에서 길드원들끼리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화환이 증발한 겁니다.
들어 보니 업자가 싣고 갔다더군요.

아니 의사양반 그게 무슨 소리요!?

딱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화환 업자가 재활용 등을 한다고 가져 갔다 합니다.
그리고 삼각지의 육군회관이었는데 화환은 벌써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다고.
오덕스런 문구의 리본이지만 저거나마 전하고 싶어서
업자한테 전화를 하는데..

저희가 구매한 가게의 업자도 아닌 사람이 홀랑 싣고 갔답니다.

…!?!?!?!?!?!!

아니 누구 마음대로 남의 화환을 홀랑 집어 갑니까?
빌린 것도 아니고 대금 지불하고 산 건데-_-

생각같아서는 절도죄로 경찰에 확 신고하고 싶었습니다만
이번 행사를 주도한 분이 처리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저 개념 없는 장사치들 때문에 좋은 자리에서
짜증이 팍 났네요.

콱 망해버려라 에잉.

모 카페 광란의 환각파티

고자의 운동부족을 해소하려면

좀 활기 있게 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캣닢베개를 준비했지요.

생일도 못 챙겨 준지라 늦게나마 선물이라고 준 순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자가 미쳤어요-_-

핥고 비비고 물고 문지르고 뜯고 난리가 났습니다.

베개 전체가 축축해 졌어요.

다른 냥이가 은근슬쩍 건드리려 하니까 못 하게 하다가 뭐

나중에는 내버려 두더군요.

그리 그 여파로

너도 비비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도 문지르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냄새도 맡고,

대체 캣닢이 뭐길래 저렇게 광분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뭐 조금이라도 움직이니 됐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분 업 했으니 이제 오뎅꼬치를 가지고 놀아봅시다.

고자에게 럭셔리란 걸 가르쳐 주기 위해 좀 럭셔리해 보이는 오뎅꼬치로 샀습니다.

올 핑크에 빨간 날개털도 달려 있고 일반 오뎅꼬치보다 월등히 긴 럭셔리 꼬치.

방울도 달려 있지만 떼어서 꼴깍 삼킬까봐 좀 무섭더군요.

캣닢베개 덕인지 오늘은 좀 더 가게 안을 활보하는 고자.
장하다 고자. 힘내라 고자. 엄마도 힘낸다(아마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자가 좋아하는 미야.
아무래도 덩치가 비슷해서 친근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은데
(거기다 같은 고자 동지고)
정작 미야는 고자가 싫어서 도망만 다닙니다.
슬픈 짝사랑…

미야 나랑 놀자~

저리 가 이 돼지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자의 두 번째 타깃, 두리.
역시 덩치빨이 고자에 지지 않습니다.
근데 두리도 고자가 싫기는 마찬가지.

동질감 때문인지 고자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수컷을 잘 쫓아다닙니다.

…엄마는 슬프다 얘야.

고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다른 냥이가 그 장난감에 흥미를 보이면 양보해 버린다는 겁니다.

후우…

불을 꺼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타워 위의 늠름한(?)고자.

복부가 원통형이 되어 있습니다. 비만이 날로 심각해지는데…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도 같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굴은 조그맣지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내 잘 자리 찾아가서 쿨.

집에 가려 하니 실눈 뜨고 보내요. 짜식..

밝은지…
불 좀 꺼달라고….

서점을 책을 파는 곳인데…

오늘 살 책이 있어서 잠실 교X문고에 다녀 왔습니다.

그런데 살짝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여기저기서 펼쳐지고 있더군요.

아마도 방학 혹은 겨울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 같던 두 여자분…

바닥에 앉아서 여행 책자를 펼쳐 놓고 손으로 꽉꽉 눌러 쫙 펼쳐 고정시키고

받아 쓰고 지도도 꺼내 펴서 사진 찍어 가시네요.

참고서 코너로 이동했습니다.

여기는 공부판이 벌어졌네요.

진열되어 있는 책을 종류별로 뽑아 가서 옆에 쌓아놓고

보시던 아저씨. 공부하는 건 둘째 치고 손가락에 침 묻혀서 책장 넘기지 말아 주세요.

구매하신 거 아니잖아요?

참고서 뽑아 가서 무릎 위에 올려 놓고 그 위에 노트 놓고

열심히 받아 적던 총각….

다 좋은데 펜 끝으로(뚜껑 덮어서긴 하지만) 그으면서 보지 말고..

책을 구매하기 위해 내용을 훑어 보는 건 상관 없습니다.

도서관도 아닌 책을 파는 곳에 와서 진열된 물건들을 가지고

자기 것인 양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시민의식 미달이라고밖에 안 보이더군요..

참고서를 사러 갔는데 하나같이 헌책처럼 너덜너덜해서 사기도 찝찝하고..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