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태국 생활에서 겪은 최악의 택시기사 둘을 적어 보겠습니다.
한동안 고자 데리고 다니느라 택시를 이용했었는데
둘 다 그 때 만난 베라머글 운전사들이네요 ㅠㅠ
케이스1.
가는 동안에는 매우 좋았습니다.
에어컨도 빵빵, 차량도 준수,
과하게 말 걸어서 귀찮게 하는 것도 아니고
동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터무니없이 택시비를 교섭하지도 않고 미터기 켜고 가더군요.
미터 올라가는 속도도 정상이고.
문제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6X바트가 나왔기에 80밧 주고 20밧만 거슬러 받자는 마음에
(이 나라는 20밧부터 지폐가 있습니다.)
백밧을 내밀었습니다.
그랬더니 주머니에서 백밧 뭉치를 꺼내서 뒤적거리더니
나 거스름돈 없는데 어쩔겅미? 를 시전…
아주 노린 듯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하는 게
저놈 몸수색을 하면 분명히 이십밧짜리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랬다가 무슨 해코지를 당할까 걱정되어서
됐다(+속으로는 신발라마 평생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지옥에나 떨어져라 하고 저주)하고
내렸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억지로 잔돈 만들어서 들고 다녔어요ㅠㅠ
케이스2.
동물병원 일하는 사람이 잡아준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길,
이 운전사가 저를 힐끔힐끔 본더니 자기는 니가 말한 데까지
가는 길을 모른다고 하네요.
!? 그럼 애초에 태우질 말지 왜 태우고 GR이야..!?
일단 집 주소를 찬찬히 말해 주고 XX스테이션… 집에서 가까운 역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근데 그 후부터 진짜 실실 쪼개면서 어느쪽이야? 이쪽? 저쪽? 이쪽인 거 같은데?하면서
핸들 꺾었다가 다시 유턴해 가고, 너 재패니즈야? 아속 살아? 이렇게 물으며 아속으로 갈까? 이즤랄…
나는 재패니즈도 아니고 아속에 사는 것도 아니니 걍 내가 가라고 한 데로 가라고 했는데도
전혀 처음 보논… 중동사람들이 사는 골목으로 막 들어가서 골목을 헤집고 다닙니다.
진심 딮빡…
고쟈도 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모르는 곳에서 내려 다시 택시를 잡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에
앉아 있었지만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더군요.
그래서 바깥냥반에게 전화해서 회사 동료이며 태국 잔뼈가 굵은, 그리고 태국어 가능한 사람을 바꿔달라 해서
택시기사 바꿔줬습니다.
그분 왈, 택시기사가 제가 목적지를 제대로 말 안 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말 안 하긴 뭘 안해 수십번 말하고 스테이션명까지 말하고 글자로 보여주기도 했는데!!
여튼 태국말 잘 하는 지인이 있다는 걸 안 순간 깨갱 해서 큰길로 바로 나오는데
멀리도 아니에요.
큰길 끼고 저 사는 곳 바로 건너편 골목들을 뱅뱅 돌고 있던 것.
와나 진짜 팔꿈치로 뒤통수 찍고 싶었습니다.
결국 6X밧이면 해결되는 택시비가 130밧이 되어 버렸을 즈음 간신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여자 혼자 타니 얕잡아보고 그랬다는데..
강하게 나가고 싶어도 얼마 전 택시비 때문에 칼부림 났다는 뉴스를 들어
어쩌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돈 몇 푼 아끼자고 목숨 날아가는 건..ㅠㅠ
물론 저런 택시기사는 일부고, 과하게 교섭하려는 기사는 있지만
대부분이 친절학 미터기 켜고 잘 가 줍니다.
똥 밟았다 셈 치고 얼른 잊어버려야겠네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