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싸늘하고 딱딱한 모습으로 발견된
새끼 길냥이를 보내준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
또 하나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요녀석인데요.
분명 길냥이입니다. 애기때부터 형제들하고 길에서 돌아다니며
밥 구걸하는 걸 봐서 틀림없어요.
5형제, 둘은 장모 셋은 단모입니다.
아무튼 어제 캣맘 한분이 밥 주는 길냥이 하나가
토하고 있다…고 하셔서 냥이들 토하는 건 일상다반사에요~.
뛰고 먹으면 괜찮아요~.
라고 문자 보내고 말았습니다.
근데 오늘 아침 8시, 자는 저를 두드려 깨우십니다(전화로)
얘가 계속 토하고 비틀거리는데 병원에 데려가고 싶으니
이동장을 빌려달라 하시더군요.
비몽사몽간에 이동장을 가지고 나갔는데
못 잡으시기에 제가 꽉 잡아서 이동장에 쳐넣었습니다.
사람 손에서 밥을 받아 먹던 아이인지라 별로 어렵지는..
날 어디로 데려가냐는 포스
일단 가까운 곳의 동물병원으로 갔다가 폐렴진단을 받고
저 가는 동물병원으로 오후에 옮겼습니다.
잘 모시고 다니라는 포스.
폰카라 즈질이군요.
길냥이인데 무려 이런 짓을 해도 화를 안 냅니다.
모델(?)은 동물병원 아가씨.
안겨서 골골거리고 발라당까지 해 주시는 극강의 애교력…
일단 폐렴 및 천식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복막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하십니다.
임보처가 나타나지 않아 저는 그냥 길로 돌려보낼 생각이었습니다만,
선생님 말씀이
“얘는 너무 사람 친화력이 좋아서 지금까지 해코지 안 당하고 산 게 용하고,
이 상태에서는 내보내면 곧 죽습니다.”
결국 하루 맡아 주시고 내일까지 임보처를 찾는 걸로…
제보해주신 캣맘 두분도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어렵군요.
저는 집에 고쟈가 있어서 무리고..
일단 폐렴이면 완치 가능성이 있지만
복막염이면 보내 주실 준비를 하라는 말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더군요.
얘야 힘내서 살아라~. 너 일년도 안살았잖니~.
암튼 이라고 다니는 거 보면 저도 참 오지랖 넓은 거 같습니다.
헉 ; ㅅ;
아이고… 저렇게 착한 애들을 데리고 살아야 되는데;ㅅ;
복막염 없이, 좋은 집에 갔으면 좋겠어요..
근데 길냥이 장모는 처음 보네요. 조상님이 귀하게 자라신 것 같은데.
허억… 아무쪼록 빨리 낫기를…;;
아, 진찌 이쁘게 생겼는데…진짜 데려다 키우고 싶네요ㅠ